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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6.12 자기에게... 첫글 4

자기에게... 첫글

Posted 2007. 6. 12.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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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기념일에 연안부두로 산책, 너무 좋았어.
캄캄한 극장으로 가지 않기를 정말 잘했지.
여러 날들 중에 이벤트처럼 끼어있는 날, 결혼기념일은 충전하기 좋은날이야.

우리 결혼한지 몇년됐더라 하면,  글쎄~ 우리가 몇년도에 결혼했지 ?
이러면서 나란히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되는건 정말 우스워.
그렇다고 우리가 결혼한지 수십년 된것도 아닌데.
천성이 무딘 탓인가 봐.  헤아려보면 이제 겨우 9년을 살았을 뿐인데...

하긴, 보통의 부부가 남편 출근시키고 혹은 출장이다 뭐다 떨어져있는 그 시간들이
우리에게는 없었으니 남들 20년 산것만큼은 족히 될 듯도 싶어.
결혼전부터 시작한 이 일을 십년째 같이 하며
부부란 이름으로 동업자로 지냈으니 그 시간을 다하면 그만큼은 되고도 남겠지.
그렇게 붙어 지내면서도 크게 싸우는 일 한번 없이 살아왔지만
행여 누구라도 부부가 함께 일하는게 얼마나 힘드는 일인지 따지고 들면 할말이 없지.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너, 나 경계없이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졌다고 생각이 들다가도
문득 낯설다가 낯설음이 서운함으로, 서운함이 또다시 익숙해질때도 있지만,
부부에서 친구로 가는 길 중간 쯤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길따라 쭉 걷다 보면 다정하게 늙은 두 친구가 되어 있지 않을까..

이제 가끔은 자기가 낚시를 간다거나 하며 집비우는 때를 기다리기도 하고
같은 이유로 낚시갈 때를 기다리는 자기에게  맘껏 다녀오라고 말하고 싶어.
꽝.치.지.만.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