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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20 시어머니의 시어머니 2

시어머니의 시어머니

Posted 2008. 4. 20. 23:52


시할머니께서 다녀가셨다.
감기가 심해지시자 병원다니기가 수월한 어머님집으로 오셨던 거였다.
나도 니 시어미지만 할머니가 오신다니 걱정이 태산이라며 전화를 하시던 어머님..
젊어 시집살이 하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서러운 맘이 앞서시는지..

시할머니께서는 엄한 분이셨나 보다.
아들을 넷이나 둔 유세로 며느리들을 꽤나 볶으셨나 보다.
어쩌면 무섭기가 호랑이같고 목청은 또 얼마나 컸는지..
며느리 붙들고 옛말하기 좋아하는 어머님 말씀을 들어보면 그렇다.
어떻게 그리 참고 사셨나고 물으면 그때는 다 그랬단다.
다 그렇게 사는 줄 아셨단다.
다 그래야 하는 줄 아셨단다.

그런 시할머니는 지금은 정신이 맑았다 흐렸다 하신다.
지금이 아침인지 저녁인지 하시고 큰애가 유치원을 다니는지 초등학생인지 하시며
내가 누구 색시인지 하신다.
그러다가 가끔 쪼그라지고 늘어진 젖을 조물락거리며
할머니 시집올 당시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옛기억은 그리도 온전하신지..
잠깐 정신이 맑으실 때 내 손을 잡고 이런 말씀도 하신다.
니 엄마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아.. 조용조용 한결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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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할머니께서 고모님댁으로 돌아가시던날 어머님 손을 붙잡고 한참을 우셨단다.
눈물 많은 우리 어머님 그렇게 또 한참을 우셨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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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이 맑으면 모시고 나가 지는 꽃이라도 보여드릴려고 했는데...
오늘 날이 참 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