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리
Posted 2007. 10. 2. 10:42고마리
김종태
개울가 도랑 옆에 살아도
끌밋한 잎사귀 하늘을 찌른다
졸졸 흐르는 물에 씻겨
꽃잎 새하얗다
그 속에서 빨래하는 누나 손목보다
더 흰 꽃잎 끝에
손톱 봉숭아물보다
더 곱게 물든 입술
토라져 뾰죡 내민
앙증맞은 자태
물처럼 흘러간 사람을
기다리다 못내 터져버려도
행여 한 번 품은 마음이
가실 줄이 있으랴
큰 것만 찾는 눈에
어찌 띄랴
이 작은
숨은 정열
- Filed under : 찍은것들